11월의 편지
< 하이퍼서사 작품 >
< 하이퍼서사 작품 >
11월의 편지 _ 우산

잠시 옛 생각을 하던 걸 밖의 빗소리에 의해 깰 수 있었다. 밖에서는 갑작스레 비가 거세게 오고 있다. 아까 성아가 우산을 가지고 나갔었나 생각을 하면, 뛰쳐나가느라 맨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재빨리 눈에 보이는 신발을 챙겨 신고서는, 하나 남은 우산을 쥐고서 밖으로 향했다. 비를 따라 바람마저도 함께 불고 있었다. 추운 공기에 기침이 계속 나왔지만, 그게 무슨 소용일까 싶었다. 얼른 성아를 찾아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대략 몇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이 시간에 어딜 갔을지도 가늠이 되질 않았다. 몇 살 때부터 키워왔는데, 아는 게 하나도 없다니.... 자괴감마저 들고 있었다. 이러다 잘못되면 어떡하지, 걱정이 발끝까지 감싸오기 시작했다.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기까지 했다. 다시 처음부터 찾아보자는 생각에, 원래의 곳에 돌아가고자 발걸음을 돌렸다.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우산도 없어서 추위에 떨고 있을 생각에 손끝이 아리게 떨렸다. 아무리 같은 곳을 돌며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금 아까 갔던 곳을 가려고 돌아가려는데, 저 위의 공간에서 조그만 움직임이 보였다. 자세히 보이지 않아 눈을 찌푸리고 살펴보아야만 했다. 그리고 맞았다. 급한 마음에 앞에 돌부리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달려갔다. 몇 번이나 치여 발끝이 아렸지만, 그건 중요하지가 않았다.
스토리텔러 : 정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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