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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퍼서사 작품 >

11월의 편지 _ 구겨진 종이

밖에서부터 조용한 분위기에 천천히 발걸음을 내디뎌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똥강아지"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잘 보이지 않아 가까이 가보니 새근새근 숨소리가 들려왔다. 이불까지 얼굴 위로 덮어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피곤했는지 옷을 입고서 자고 있었다. 어떻게 해줄 도리가 없어 멀리 내팽개쳐진 베개라도 가져다가 머리를 들어 밑에 받쳐주었다. 곤히 자는 걸 빤히 바라보다 소리 나지 않게 천천히 일어나고자 했다. 옆에 흩뿌려진 책가방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매번 늦잠 자느라 가방도 못 챙기고 뛰어가는 모습이 안쓰럽기만 했는데, 조금이라도 챙겨놔야지 하는 마음에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아까마저 줍지 못했던 구겨진 종이 하나가 구멍 사이로 툭 하고 떨어졌다. 빤히 바라보다가 가방으로 시선을 돌려 짐을 마저 챙겨주었다. 일어나려 했지만, 궁금증이 결국 전체를 지배하게 되더라. 다시금 종이에 손을 가져다 대 소리 나지 않게 조심스레 펼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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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 정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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